“할머니가 80%는 노는 것 같아요”
” 그래? 그런 것 같다 “
건너편에 앉은 초등학교 1학년 손자가 느닷없이 하는 말에 조금 놀랐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름방학인데도 여전히 바빴다.
산수, 영어, 국어, 피아노, 축구 수업도 그만큼 분주하다.
“그나저나 내가 너희 어머니 나이였을 때 우리 할머니도 새벽별을 보러 나갔다가 밤하늘의 별을 보러 돌아오셨다니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네, 새벽에 출발해서 밤에 돌아오셨다는 뜻입니다.
”
얼굴을 보면 조금 이해가 가는 표정이다.
60세에 얻은 첫 손자 단,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딸만 키우던 나에게 손자는 기쁨 그 자체였다.
갑자기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나에게 넘겨지고 간호사가 고맙다는 말을 한다.
“잘 자라서 나라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느닷없이 아기에게 한 말,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그가 자라면서 나는 이 특별한 손자와 함께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이것저것, 많은 일을 함께 했습니다.
책을 좋아해서 도서관에 찾아가 재미있는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때
2009,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라는 제목으로 열린 특별전도 그와 함께했다.
박물관이 개관한 지 100년이 지난 1909년 창경궁 궁궐을 시작으로 수많은 국보가 공개됐다.
문화와 전통에 대해서도 공부했고, 그와 함께 돌아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잔나비 벨트, 벨트가 똑 같아서 잘 지냈어요.
에서 리포터로 일할 때 일어난 일입니다.
기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자랑 코너’가 있어 ‘손자와 동요 부르기’를 신청했다.
나는 학교에서 오는 남자를 붙잡고 열심히 연습했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복지관에서 배운 기타를 조율하고 리듬에 맞춰 반주 연습도 했다.
동요는 윤석중 작사, 이수인 작곡의 ‘앞으로, 앞으로’이다.
‘지구는 둥글니까/계속 걸어나가면/아이들을 다 만나리라/온 세상에. 나는 기타를 연주했고 그는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드디어 페스티벌 당일, 그와 함께 청바지에 빨간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는 우리를 소개했고 나는 앉아서 식전주로 시작했습니다.
그는 목소리를 맑게 하며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방청석과 객석에 있던 동료 취재진의 큰 박수를 받았다.
상금을 받아 용돈으로 드렸더니 기분이 좋아지셔서 저도 뿌듯하고 기뻤습니다.
제가 안양 석수동에 살 때의 이야기입니다.
아침 일찍 그와 나는 함께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을 달리곤 했다.
A코스는 안양으로 내려가고 B코스는 서울로 올라갔다.
내리막길에서는 ‘야호’를 외쳤다.
작은 연못에서 아침 햇살을 받으며 튀는 작은 물고기들을 보았고, 코스모스가 만발한 가을길을 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맛있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그가 내게 준 기쁨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목욕을 하고 나니 내 품에서 편히 잠든 천사가 없다.
말이 터졌을 때,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그 모습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손자입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전날만큼 좋았는데 지금은 모두 추억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던데 가끔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내가 손을 놓을 때 그가 내게 준 타격, 나는 아직도 그 표정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2022년, 그 남자는 사춘기를 앞두고 있다.
어두운 터널을 잘 빠져나와줘서 고맙고 한국소년으로 자라고 있다.
할미는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 행복하고 멋진 사람이 되기를 주님께 기도합니다.
손자와 하나
손주들과 동요 부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