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걱정거리였던 21년 귀속 근로소득 연말정산 자료 제출을 완료했다.
게다가 올해는 정년퇴직이라 주변이 마땅치 않아 그만큼 걱정도 크다.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는 IT 강국에 걸맞는 실로 눈부신 발전이다.
볼펜으로 기안하던 1980년대 초에도 연말정산은 분명히 있었지만 당시엔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다만 아주 작은 칸의 좁은 종이 속에 볼펜으로 숫자를 쓰느라 고생했던 점이 떠올라 당시에는 기본공제 외에는 공제 항목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의 홈택스는 클릭 몇 번만 하면 1년치 전 종목이 나오니 얼마나 엄청난 발전인가. 그런데도 제출서류의 표지와 질문지는 어렴풋이 아는 듯이 쓰지만 세액공제신고서 작성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수작업 사무시대] 1981년 단양8경] 21살의 청수를 찾아보세요 ^^
해마다 편리함을 느끼지만 홈택스 자료는 편리함과 신속성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몇 가지 불만은 남는다.
지난해에는 코로나의 심각한 피해로 영세상인을 지원하기 위해 월별로 신용카드 사용액 공제율을 차등화했다.
그러나 홈택스 신용카드 내역은 월별 구분이 없고 다만 현금영수증만 월별 사용액이 구분됐다.
당시 카드 사용액 공제율에 따라 유리한 비율일 경우 막힘없이 카드를 긁어모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에 대한 구분이 안 간다.
그러나 국세청이 알아서 할 것이다.
[시기별로 신용카드 공제율이 다르므로 가늠해서 지출한다.
5월 2일 녹차밭]
처음에 걱정했던 것은 치아보험 실손 의료보험금이었다.
올 여름 치아를 치료하고 약 50만원을 지불한 뒤 14만원을 보상받았지만 홈택스 자료는 이 보험금이 나오지 않는다.
전년도 제로성에서 지급한 보험금은 명확하게 홈택스 자료에 나왔는데, 이것은 회사의 차이인가?어쨌든, 깨끗하게 끝내고 싶어 영업사원에게 자료를 요구하면, 모처럼 메일로 보내 준 사진은 받은 보험금이 아니고, 지불한 보험료의 내역이었다.
이는 도움이 되지 않아 영업사원은 말을 알아듣지 못하기 때문에 과감하게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직접 수령 내역을 검색한다.
인증서 등록을 마치고 비슷한 메뉴 사이에서 조금만 애를 먹다가 가까스로 국세청 자료로 낼 수 있는 보험료 지급 설명서를 만들었다.
나는 평소의 컴다운 재능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정도면 대단한 결과이다.
[문치보수공사] 시커먼 문니에 본공사의 전가치를 끼운다 2021. 8.12. ]
그 밖에 2015년 가입한 연금신탁이 만기가 되면서 올해 9월부터 매달 20만원이 넘는 연금이 들어오는데 이에 대한 처리였다.
은행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어 회사 담장에게 물어보니 의외로 대답이 명쾌했다.
만기는 올해 7월인데 만기가 된 연금저축은 연말정산과 무관하다고 하니 내가 근로소득의 연말정산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연금 수령액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연금 수입은 별도 과세 기준에 따른 세금이 있다고 퇴직자 교육에서 들은 기억이 난다.
[순천 초기 송광사의 상사화. 연금신탁은 당시 친했던 은행 여행원의 권고로 지금쯤 가입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그 다음 문제는 홈택스 자료에 고용보험료 납입액이 빠져 있다.
재작년에도 고용보험료가 빠져나갔지만 당시 수술을 앞두고 몸이 너무 지쳐 일단 연말정산을 무사히 마치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결과적으로 당시 세금 180만원가량을 환수했다.
영문도 모른 채 월급장이 13월 월급 연말정산에서 180만원을 뱉는 것은 상당한 아픔이었다.
하지만 올해도 홈택스 자료는 고용보험이 빠져 어쩔 수 없이 급여 내용을 보니 확실히 보험료는 매달 지급됐다.
혹시 모르니까 인터넷으로 검색하세요? 네~어떤 분의 블로그에 건강보험 홈페이지에 ‘고용보험 납부액 찾기 방법’이 있었다.
그래서 화면을 보면서 따라 해보니 화면 메뉴가 전혀 달라서 뭔가 처리 방법이 이상했다.
[공인중개사 양 박사 블로그] 고용보험료 검색으로 오늘 신세 많이 지네.
작성일을 보니 2018년으로 시간이 흐른 것 같고, 그 다음 찾은 공인중개사 양박사님의 블로그에서는 고용보험 업무가 근로복지공단으로 이관되어 새로운 처리 방법을 정리해 놓았다.
그대로 따라하면 어렵지 않게 고용보험료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건보공단에서 고용보험 담당 직원을 채용하고 이 업무가 건보에서 근로복지공단으로 이관될 당시 나는 멀쩡한 현역이었지만 정말 별 생각 없이 살아 있다.
어쨌든 고용보험 내역을 살펴보면 내 월급봉투에 찍힌 것보다 크지만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써야 했다.
나머지는 국세청 몫이다.
[공인중개사 양 박사 블로그에서 발췌]
이렇게 해서 2021년 소속의 연말정산 자료를 밤 9시가 지나 본부 담당자에게 메일을 송부했다.
물론 현역이라면 내일 사무실에 나가 사내 전산망으로 해야겠지만 나는 정년퇴임자가 아닐까. 그런데 올해는 공로연수라 세금이 줄었지만 현재의 걱정은 새 집이라 주택자금 상환이자 공제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볼 때 세금은 꼬박꼬박 내는 게 편하다는 건 이미 오래 전 사업 경험으로 잘 안다.
세금은 죽을 때까지 따라오기 때문이다.
아무튼 오늘은 진돌이도 협조적이고 연말정산도 끝나서 너무 맘편하고 내일은 술약속도 생겨서 즐거운 밤이다.
[오늘 아침에 나와보니 진돌이가 벽에 붙인 보온재를 엉망으로 만들어 놨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춥지 않은지 바람벽의 보온재를 물어뜯는다.
/ 당초 붙인 바람벽 보온재